집이 없어서 결혼을 했어요. [이번 생은 처음이라]
이번 생은 처음이라
2017.10.09
첫 방송
작가
윤난중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엄청난 캐스팅이었던 이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입니다.
어딘가 잔잔하게 느껴지는 분위기와
코믹함의 어느 중간다리에서
느껴지는 로맨스
느낌이라고 할까나..?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라는 일드 소재랑 비슷하지만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결혼과 사랑에 대해 고찰하게 되는
드라마인 거 같습니다.
나는 집이 있는데 거지에요.
나는 거지인 데다 집도 없어요.
지호는 S대 국문과 출신이지만
드라마 보조작가입니다.
30대 동기들은 대부분 직장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살지만
지호는 꿈을 선택하였습니다.
바로 드라마 작가!
하지만 집이 없는 데다
돈도 없습니다.
달팽이가 부럽다..
걔내는 집에서 쫓겨날 일이 없으니까
세희는 집이 있습니다.
집만 있을 뿐
그 외에 다른 건 신경 쓰지 않습니다.
즉 하우스 푸어...
월급을 쪼개고 쪼개서 생활하는 데다
결혼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
그런 사람입니다.
집과 고양이 그리고 혼자 사는 삶을
추구하는 이 남자...
그리고 어느 날
돈이 모자라...
어쩔 수 없이 세입자를 구하게 되는데
그 사람이 바로 지호입니다.
이 둘은 서로의 정체를 모르고 있다...
결국은 알게 되는데
이 둘 어딘가
이상하지만
서로를 도울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이란 그저 남녀가 만나 사는 걸까?
집만 있으면 되는 지호
집 밖에 없는 세희
그 둘의 이해관계는 딱 떨어집니다.
서른 넘은 남녀에게
사회에게 주어지는 시선은
그리 친절하지는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둘은 돈도 아끼고
사람들의 시선도 피하기로 합니다.
집만 공유하고
서로에 대한 어떤 간섭도
터치하지 않기!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지호는 명절날 시댁(?)에 불려 가고
세희는 지호네 처가(?)에 김장하는 날 불려 갑니다.
결국은 서로에게
책임을 져야 하는 일들이
소소하게 발생하게 됩니다.
결혼이란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책임 또한 감수하면서
함께 나아가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결혼 안 해 연애만 할 거야
결혼 꼭 할 거야 근데 너는 왜 그래?
지호와 세희의 에피소드도 재미있었지만
그 주변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마 대표와 지호 친구 수지의 연애담과
7년째 연애 중인 호랑과 원석의
코믹 고구마스러운... 결혼 허튼짓 ㅋㅋㅋ
혼자서 당차게 나아가려 하지만
어딘가 지쳐 있는 수지에게
마 대표는 처음에는
되게 양아치(?)처럼 다가가지만
후에 수지를 이해하고 들어주며
따뜻한 남자가 됩니다.
마 대표님...
수지가 다 버리고 나한테 올 수 있겠냐고
으름장 같이 놓은 그 말에
난 못 버릴 거 같아서
울어버린 그 하찮은 귀여움이란 ㅋㅋㅋㅋㅋ
호랑은 원석과 결혼을 하고 싶어 하고
원석은 그저 연애만 하는 삶이 좋습니다.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에
옥탑방에 놓을 수 없는
소파를 사달라는 말에...
정말 소파를 사주는 원석.....
(그리고 그걸 도와준 수지...ㅋㅋㅋㅋ)
소파가 놓일 정도의 집과
안정적인 결혼이란 생활을 원하는
호랑
현재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현재만 즐기고 싶어 하는
원석
이 둘 사이의 온도차와
그에 대한 서로의 싸움이
코믹함에서 현실성이 있어서
커플이 결혼식 전까지
싸운다는 말이....
이 말인가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번 생이 처음이라
환장하는 인생이 이어지더라도
왜 나만 이렇게 힘들다 하더라도
결국 우리 모두 이번 생은 처음이기에
그런 거 같습니다.
연애든 결혼이든
일이든 사랑이든
그 무엇 하나 처음은 있기에
결국은 처음부터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지만
그 이후의 삶을 마주하기에
나아가는 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서로를 돌봐주는 사람 한 명쯤은
옆에 있기 때문이죠.
총점 : 8/10
총평 : 휴먼 코믹 잔잔함을 느끼고 싶다면, 처음인데 나만 잘 못하는 거 같다면
꼭 보시길 바람이에요.